Chapter Text
잭슨은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목마름을 가진 적이 없었다. 결핍이 없는 소년은 아버지의 자유로움과 어머니의 오만함을 닮아 자신이 마치 소왕국의 왕자라도 되는 듯 굴곤 했다. 잭슨은 원하는 건 뭐든 가질 수 있었고, 가질 수 없다면 뺏을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그건 친구가 가지고 있던 게임보이나 혹은 옆집에서 태어난 작은 강아지나, 여자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잭슨은 타라와 사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왜냐면 타라는 잭슨을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잭슨은 지금 그 생각을 한다. 검은 머리를 하고 짜증스럽다는 듯이 자신을 쳐다보던 타라의 표정, 그때 타라가 하던 대로 두었어야한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매달리지 말고 그대로 뒤돌아 떠났어야 한다. '네가 원하는건 다 해줄게' 라던가 '네가 싫으면 그딴 오토바이 클럽은 쳐다도 안볼게' 라던가 하는 말은 입에 담지도 말았어야 한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타라의 손을 놓고 더이상 말을 붙이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텐데. 바람은 불던 대로 불고, 강은 흐르던 대로 흐르고, 시간은 늘 있던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 타라는 타라의 길을 가고, 잭슨은 잭슨의 길을 갔을 것이다.
잭슨은 한 팔에 토마스를 안은 채 최대한 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 작은 아이는 아버지가 울면 따라 울 것이다. 잭슨은 아이를 달래는 데에는 별 재주가 없으므로, 울지 않도록 해야 했다.
타라의 꿈을 꿨다. 그녀가 시카고에서 다시 차밍으로 돌아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혹시나 그녀와 다시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던 생각을 했었는데, 잭슨은 꿈에서 그때를 떠올렸다. 타라는 떠날 때보다 길어진 머리를 하나로 틀어 올린 채 병원 앞에 서 있는 잭슨을 보고 말했다. '오랜만이야' 마치 한두 달 전에 봤던 친구에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왜 돌아왔어?' 잭슨은 그렇게 말했다. 타라는 웃을 뿐이었다. 잭슨은 꿈에서 깨 괜히 아이 방에 들려 자고있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엄마가 어디로 간지 모른다. 모르게 두는 게 좋은지, 아니면 네 엄마는 죽었다고 말하는 게 좋을지 잭슨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잭스, 이제 일어나
이제 잭슨은 결핍을 느낀다. 뿌리 끝부터, 돌이킬 수 없는 부분부터 인생이 잘못되었음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바람이 부는 대로, 강이 흐르는 대로, 시간이 가는 대로 두었어야 했다. 잭슨은 침대의 빈자리를 손으로 쓸어보며 눈물을 흘렸다. 공허함은 잔인한 것이다. 잭슨은 잠에서 깬 막내아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지만 차마 움직일 수 없었다. 아벨이 방 문가에 서서 '아빠' 라고 작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뒤를 돌아볼 수도 없었다.
"아빠, 울어요?"
아벨이 잭슨 근처로 다가와 말했다. 잭슨은 가만히 울음을 삼키며 아이의 손을 잡았다. 아이는 더이상 아버지에게 묻지 않았고 아버지는 아이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타라가 떠나는 소리가 들렸다. 잘 있어, 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