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Text:
프라울은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재즈, 이번 주에만 세 번째로-"
음악 소리가 끊기고 다급한 사과의 외침과 함께 연주자는 소지품을 순식간에 챙겨 알트 모드로 변신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추격전이 벌어졌지만 얼마 가지 않아 빠듯하게 코너를 돌던 작은 차량에 프라울이 바짝 붙어 통제를 잃게 만들었다. 재즈는 가로등에 부딪히기 전에 루트 모드로 돌아와 멈췄다. 저번에 공공기물에 손상입혔다가 날아온 끔찍한 액수의 벌금을 그는 아직 잊지 않았다.
프라울은 익숙하게 재즈에게 허가받지 않은 길거리 공연 행위로 법령 몇 조 몇 항을 어겨 벌금을 내야 한다고 청구서를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법을 어긴다면 벌금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게 될 거다."
프라울은 불만스러운 표정의 재즈를 보고 질문했다. "왜 계속 불법 버스킹을 하는 거지?"
재즈는 길바닥을 차 금속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시니컬한 웃음이 뒤따랐다.
"하! 공연으로 버는 약간의 샤닉스라도 없었으면 난 굶어 죽었을 거야. 지금은 그것도 벌금 내는 데 다 쓰고 있으니 더 쪼들리지만."
"현재 연료 수치가 어떻게 되지?"
"신경 끄시죠, 경관님."
재즈의 비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프라울은 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도색은 최선을 다해 관리한 것 같지만 색이 미세하게 바래있었고 잔 기스도 있었다. 바이저의 색도 살짝 옅었고 그의 움직임과 재치 있는 응수도 전체적으로 활기가 부족했다. 또한, 잡힐 때까지의 시간도 이전에 비교하면 현저하게 감소했다. 빠른 분석이 브레인모듈 내부에서 정립되는 사이 재즈가 투덜댔다. 다른 경관은 그렇게 빡빡하게 잡지 않았다느니 하는 것을 프라울이 끊었다.
"왜 직업중개소에 가지 않지? 네 알트 모드는 날렵하고, 넌 민첩한 데다 수 계산이 빠르다. 그리고 마약을 하거나 중범죄를 저지른 경력도 없고. 분명 음악가보다 더 좋은 직업을 배정받을 수 있을 텐데."
"내가 가고 싶지 않을 수도 있죠. 네 알 바 아니야."
재즈는 방어적으로 대답하고 입꼬리를 틀어 시린 미소를 지었다. 프라울이 말이 없자 그는 두 손가락으로 경쾌하게 경례하고 "다음에 또 보자고, 경관님!" 하는 인사를 덤으로 남긴 채 멀어졌다.
프라울은 그의 자리에 앉아 범죄 사건 기록을 살펴보고 있었다. 업무에 집중하고는 있었지만 그의 프로세서 100퍼센트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한 구석에서 재즈 건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프라울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는 범죄자를 이해하지 않았다. 그의 분석에는 이해가 동반하지 않았다. 모든 법규에는 이유가 있었고 그는 범죄자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기를 택했다. 그러나 그는 같은 경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행위는 막고 싶었다. 이 추세가 지속됐다가는 그 버스커는 잡혀가 그 자신의 죄질보다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될 것이 자명했다.
프라울은 재즈의 파일을 불러왔다. 가볍게 옵틱으로 훑던 중 걸린 것은 주소였다. 현 거주지라 표기된 주소에는 변칙적인 점이 보였고 그는 수상한 것을 두고 넘기는 메크가 아니었다. 역시나, 브레인모듈 내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해 보니 주소는 없는 곳으로 이어졌다. 정확히는 그냥 골목길이나 다름없는 장소였다. 그는 재검증을 위해 그 구역의 CCTV 영상을 불러왔고 자신의 기억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상했다.
퇴근 후 프라울은 재즈를 찾아 나섰다.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예정된 부당함의 가능성은 이 '재즈'라는 개체의 상황을 마땅한 취미가 없는 그의 소일거리로 만들었다. 그는 느긋하게 거리를 걸으며 머릿속으로 상대가 있을 곳을 추정했다. 허가받지 않아 아무리 대놓고 시선 끄는 걸 피해야 한다고 해도 재즈의 직업 특성상 돈을 벌려면 유동 인구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했다. 그는 너무 인파가 많은 곳과 기존에 재즈가 연주했던 곳을 제하고 해당하는 곳을 찾아갔다. 두 번째 장소에서 그는 연주하던 재즈를 발견했다. 경계를 사지 않기 위해 천천히 걸어가자, 자신을 향해 고개를 들지도 않고 재즈는 악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또 너야? 진짜로, 나 잡는 거 말고 다른 할 일은 없는 거야?"
재즈는 짜증스러워하며 말했다. 프라울은 자신이 일하는 중이 아님을 밝히고 추가로 현재 상태를 전송해 미심쩍어하는 상대에게 확인시켰다. 뮤지션의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것 같은 자세가 살짝 누그러졌다. 그러나 프라울이 재즈의 프로필 정보에 관해서 질문할 게 있다고 하자 그의 어깨가 긴장으로 굳는 것이 보였다. 프라울은 몇 개의 질문을 던졌고 재즈는 말을 돌리며 확답을 피하다가 갑작스레 표정을 구기며 성질을 냈다.
"그래, 나 집 없다, 어쩔래. 그래도 벌금은 잘 내고 있잖아. 불만 있어?"
"딱히. 적어도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 그러나 주소지를 거짓으로 기재하는 것은 처벌받을 수 있는 일이며, 또한, 무언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치안대에서 도움을 요구하거나 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제때 닿지 못할 수도 있다."
"하, 그나마 정해진 주소라도 없으면 버스킹 허가를 받는 건 아예 물 건너갈걸."
"그렇다면 리차징은 어디서 하는데?"
"친구 집, 아는 사람이나, 뭐, 공간 빌려주려는 사람이 있는 곳 어디서나. 정 안되면 길거리라거나."
궁금증으로 고개를 기울인 상대에게 재즈는 악기가 든 가방을 둘러맨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건물의 문을 따고 비상계단 같은, 적어도 실내에서 잘 기회가 있다면 잡는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저 경관에게 도둑질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걸 증명하기보다는 말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프라울은 다시 질문했다.
"얼마나 벌었지?"
"충분하진 않게."
경관의 얼굴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물들었다.
"그렇다면... 식사를 대접하지. 내가 와서 연주를 접어야 했던 걸 만회하는 목적으로."
재즈는 의심스러웠지만 공짜 밥을 놓칠 만큼은 아니었다. 시간이 늦어 해는 건물 틈으로 녹아들고 있었고 그들은 프라울이 자주 간다는 식당으로 향했다.
둘은 밤거리를 걸었다. 다양한 상회의 홍보하는 네온사인이 재즈의 바이저 위에 분홍빛으로 이지러졌다. 식사 때부터 이어진 대화는 계속되어, 둘이 각자 위치로 돌아가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인도의 턱 위로 탁탁 소리 내고 걸으며 재즈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어깨 으쓱하며 말했다.
"원래 연주하던 바가 단속 때문에 문을 닫았어. 그래서 버스킹을 하게 된 거고."
"왜 허가를 받지 않았지?"
재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웃었다.
"그러게 왜 나한테 허가를 안 내줬을까? 아마 엔터테인먼트 계급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그랬겠지?"
프라울이 조용해지고 둘은 말없이 걸었다. 재즈는 갑작스럽게, 그러나 훨씬 이전의 질문에 대답하듯이 툭 말했다.
"직업중계소에 가면 그들은 내 악기를 뺏을 거야."
"그렇다고 굶어 죽을 수는 없어."
"그래, 언젠가는 굽히게 되겠지."
재즈는 그게 시간문제라는 것처럼 말했지만 체념보다는 묘한 다짐이 느껴졌다. 프라울은 그의 바이저에 비치는 반짝임을 응시했다.
"하지만 쉽게 갈 생각은 없어. 내가 연주하고 싶은 음악은 따로 있으니까. 남이 써주는 악보를 따라가기 보단 최대한 내 길을 갈 거야, 뭔 말인지 알겠어?"
프라울은 제 숙소 책상 앞에 앉았다. 글자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결국 패드를 끄고 조명을 어둡게 한 후 침대에 누웠다. 가만히 누워 리차징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데 창밖에서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도. 그는 자신이 재즈의 불법 버스킹을 거듭해서 단속하면서 실제로 그의 연주를 들어본 적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았지만 재즈의 것은 듣기에 나쁘지는 않았다. 밤에 소음을 내는 건 부적절하니 그만하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며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려는데,
"다른 데 가서 뚱땅거려, 노숙자 자식아!"
챙그랑 하고 뭐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연주 소리가 잠잠해졌다. 프라울은 오늘 밤 잠 들기 쉽지 않으리란 것을 알았다.
다음날, 프라울은 재즈에게 경관 자리를 제안했다. 자신의 추천서가 있으면 범죄 이력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즈는 바이저가 아니었어도 프라울로서는 읽을 수 없었을 표정이었다. 생각해 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프라울 자신으로서는, 그는 긴장한 것 같았다. 왜 그것이 긴장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재즈는 그 묘한 바이저의 빛으로 물었다.
"나한테 이런 기회를 주는 이유가 뭐지? 불만이 있다는 건 아니지만, 우린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잖아. 너무 과분한 게 아닌가 싶은데."
프라울은 솔직하게 답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너는 단순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것이 분명하니까. 높은 확률로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재교육 센터로 끌려가게 될 거다. 혼란을 줄이고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조항이지만... 재교육 센터가 모든 개체들에게 필요하다고 믿지는 않아. 넌 원하는 것이 확실하니까. 이 제안이 널 다른 길로 이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을 기다렸고, 재즈는 모습을 비추지도 어떤 형태로 답을 하지도 않았다. 프라울은 재즈가 버스킹하는 걸 잡았던 장소, 버스킹 후보 장소, 그와 얘기했던 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나 재즈란 메크가 있었던 적 없던 것처럼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프라울은 자신이 잘못한 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재즈가 없어도 그의 삶은 흘러갔고, 그는 자신이 잃은 걸 만회하려는 건지 같은 경우를 겪지 않으려는 건지 업무에 더 열중했다. 노력과 열정, 뛰어난 프로세서가 더해져 그는 당연스럽게도 승진했다.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프라울이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을 때, 다른 구역에서 경관 하나가 전출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프라울의 상관이 그를 환영하기 위해 경관들을 소집했고 그는 의무에 따라 참석했다. 그리고 들어오는 메크를 보고 동요를 금치 못했다. 재즈가 머쓱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만나서 반가워, 친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