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ons

Work Header

Rating:
Archive Warning:
Category:
Fandom:
Relationship:
Characters:
Language:
한국어
Stats:
Published:
2025-10-03
Words:
709
Chapters:
1/1
Comments:
2
Kudos:
4
Bookmarks:
1
Hits:
51

창백한 불알

Summary:

개랙은 실형을 받을 위기에 처하고 바시어는 이를 돕고자 한다. (약 3천자)

Notes:

(See the end of the work for notes.)

Work Text:

카다시아는 연방에 복속되었다. 카다시안 자치구로서의 독립성은 일정 부분 인정되었지만, 연방의 영향 아래 새로운 법률들이 하나둘 도입되기 시작하는데...

그 중 하나는 ‘아동보호통신법’이다.

아동이 착취되어 죽어가는것은 카다시아로써 새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노동력의 감소가 크게 느껴졌던탓일까?... 연방인사들이 입법을 진행, 카다시안 대중의 공감과 함께 아동을 보호하는 법이 신설되었다. 이 법은 성인이 아닌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존재 혹은 표현물이 성적 착취 및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가 포함된 모든 미디어신호를 착취 미디어로 정의하여 처벌한다.

이 법은 착취미디어의 제작자를 가장 무겁게 처벌한다. 문제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가상의 외양, 묘사된 행위가 혐오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오직 검사 개인의 주관에 달려 있었다.

그리하여 카다시아의 정의는 뒤늦게 실현된 것이다.

 

수 많은 이들의 어금니를 뽑고 

무고하거나 정의로웠던 자의 정신을

해집었던 전쟁범죄자에게

가상의 아동 포르노 소설 창작

혐의를 내리면서 ...

 

 

바시어는 주치의 자격으로 가까스로 면회를 허락받았다. 구금실의 칸막이가 투명해지자 곧장 눈을 떼지 못했다. 의상실의 주인이 머리칼이 잘려나가고 어금니마저 뽑힌 채 발가벗겨진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박사님, 또 아무거나 걸치셨군요. 그런 끔찍한 차림이라니! 맨몸의 저보다 더 초라하시군요.”

개랙이 익살을 섞어 보였지만, 연방의사는 웃지 않았다.

“개랙, 지금 웃을 상황이 아니야. 실형이 나올 수도 있어.”

분위기를 못읽는 양반같으니, 한숨을 쉰다.

“제 책이 인기있는데, 어떻게 안 웃겠어요?”

그가 쓴 금서 《창백한 불알》은 한 아동이 첩보부 수장인 아버지와 각종 상급자에게 성적학대를 받으며 자라나다가,  끝에 사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던 소설이었지만... 개랙의 옷을 받고 화가난 손님이 그에게 큰 앙심을 갖고 그의 기록을 뒤지고나서야 그 소설은 금서가 제공하는 유명세를 약간 탄 것이다. 

개랙은 과거 옵시디언 단 소속으로 고문, 암살, 방해공작을 수행해 왔고,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었다. 그러나 그 시절 개랙을 증언할 입은 단 하나도 남지 않았다. 옷 박음질이 개랙을 감옥으로 보내줄 누가 알았을까... 바시어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기때문에 금서가 되고 나서야 알려졌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어서 말을 돌린다.

"네 소설 말이야, 지구에서는 비슷한 내용으로《롤리타》 가 있었어."

"위대한 이야기는 여러 제본으로 등장하는 법이니 어쩔 수 없지요"

"그 이야기도 금서로 지정되어 몇몇 나라에서 출판 금지를 당한적이 있었지. 영화화도 반대가 컸구말이야.. "

"그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결국은 작품이 다 성공햇기 때문이겠지요?"

아, 희망을 주려던건 아니었는데! 바시어는 입안을 깨문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명작의 반열에 올라서 소설은 더욱 여러 국가에서 출간되었고, 영화는 리메이크 되는 등 성공했다고 할 수 있어. 그치만 내가 말하려던 건  그런게 아니야.  그 작품에대해 널리 퍼진 의견 중 하나는- 이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이야. 사람들은 그가 삼촌에게서 어린 나이에 성추행당했을거라고 짐작해. 허리가 꽉 잡혀있는 사진도 있더군."

" .... "

바시어는 볼 것도 없는 텅 빈 벽을 흘긋거린다.

“…개랙. 네 과거 의료 기록을 열람할 수 있었는데…”

개랙은 짧게 대답했다.

“전 관심 없습니다.”

바시어는 잠시 망설이다가, 목소리를 낮췄다.

“…이 소설은...”

구금실은 너무나도 춥고 조용하다. 카다시안의 생체에 적합하지 않은 온도는 의도된 것이리라.  개랙의 떨리는 손은 숨겨질 곳도 없고 거친 호흡도 그대로 들린다. 이런 떨림은 감정의 폭발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그의 오래된 습관으로도 느껴진다. 바시어로서는 구분할 수 없었다.

 《창백한 불알》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주인공이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잃은 요부면서 요구가 많다고 비난한다. 바시어는 그 금서의 시선처럼 개랙을 쳐다보고싶지 않았으면서도 그의  호흡에서 천박함을 느꼈다.

“혹시… 이 소설이 네가 겪은 일을 기록한 거라면… 너 자신을 모델로 삼은 캐릭터라면, 그건 단순한 음란물이 아니라, 치료적 기록일 수 있어. 네가 너무 큰 고통을 겪어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하면 징역은 커녕 전과기록도 안남을태지. 내가 의사로서 네 상태를 보증할 수도 있어.”

개랙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대형파충류다운 날카로운 눈빛이다.

“기록이라뇨? 이건 제가 만든 세계예요. 오로지 나만이 이 세상을 정의할 수 있어요. 아름다운 문장, 섬세한 퍼즐. 전 그걸 위해 쓴 겁니다. 어렴풋한 기억의 흔적을 풀어놓으려던 게 아니라구요! 이건 예술이에요. 설령 모두가 아니라고 해도…”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어깨가 흔들리고, 눈가가 젖어 들었다. 이렇게 항상 자기맘대로 살아왔던거아니야? 바시어는 따지고 묻고싶었지만 침묵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않고 개랙은 서둘러 작게 말했다.

“…당신만은 알아줘야 해요.”

 

그래 어쩌겠어? 바시어는 이미 너무 깊게 들어왔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주면 돼?”

 

 

 탈옥한 개랙과 함께 도주하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고된 일이었다. 카다시안 사법부를 피해 비밀리에 움직이려면 작은 문제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무엇보다 바시어는 연방의 물품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해 온 삶에 익숙했기에 직접 계산하고 조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왜 탈옥까지 해야했을까? 바시어 머리 속에서는 탈옥의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다.

개랙마저 연방의 논리와 질서 아래 끼워 넣기 싫었던거야. 의사는 스스로 다독였다.

개랙에겐 피고인의 변호는 철저히 개인의 몫이다. 카다시안 재판을 존중한다며 변호인을 거부했고, 자백하여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탈옥범으로 살 운명을 받아들인 건 아니었다. 그는 특권에 익숙한 자였다. 바시어는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작은 비행정을 훔쳐주었다. 개랙은 그 비행정에 탑승하며, 지친 몸으로 웃었다.

“언제나 믿을 만한건 박사님 뿐이었어요”

원래 형량은 5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명령 위반 및 특수 도주 등의 죄가 추가되어, 형은 사실상 사형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혹은 그렇기에 바시어는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개랙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Notes:

소설요약:
개랙은 롤리타 경험을 소설로 만들었지만
롤리타상태에서 벗어나지못하고
개랙은 롤리타고 바시어는 험버트에요.

 

참고한 것들-

* 한국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에서는 소설을 포함한 것이아니라 화상 영상의 형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 5호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롤리타에대한 나보코프의 인터뷰 등

제목은 나보코프의 창백한 불꽃에서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