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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dom:
Relationship:
Characters:
Language:
한국어
Stats:
Published:
2025-12-28
Words:
1,042
Chapters:
1/1
Kudos:
2
Hits:
33

붉은 선(red line)

Summary:

파즈비즐라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머리에 달린 붉은선을 보게되는데..

(*k웹툰 S-line의 일부 설정을 사용했음.)

Work Text:

====================================================================

 

그런적 있는가,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보는 모든것에 의심이 드는 상황이.
현재 파즈 비즐라는 백번이고 제 눈을 손으로 벅벅 비벼대고 싶었다.
헬멧탓에 그러지 못하는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대신인듯 몇번 눈을 꾹 감았다뜨며 다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어제까지 없던것들이 여전히 파즈비즐라의 시야를 사로잡고있었다.
사람들의 머리에 한 두 줄, 어쩌면 세 줄. 제 각각 빨간 실타래같은 선이 여기저기 뻗어져 있었다.
개중엔 그들사이에 이어진 자들도 있었고, 또는 저 해안너머로 사라져있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와중에 이 현상이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있을까 파운들링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그 곳은 깨끗하기만 했다.

제 아이, 라그나 비즐라의 머리위로 한톨의 붉음도 보이지않음에 어른들에게만 일어난일임을 확인하곤, 한켠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뭐 아이들이 무사하다면야 어른들은 제 알 바가 아니었다. 다들 성인이니 문제가있으면 알아서 해결을 할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파즈비즐라는 이 괴현상을 철저히 무시하기로했다.

뭐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수도있지 않은가 제 시력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일시적인 헛것을 보는 현상일지도. 어쩌면 하루 아침에 세상이 이상해졌거나.
그렇게 마음먹은 이후로는 선이 어디로 연결되었는지 몇개가 달렸느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는데, 점차 사람들의 머리위로 빨간선이 보인다는것에 익숙해짐을 느낀 그는 이러다 죽은 제 선조가 보여도 놀랄일이 없겠다는 생각에 낮게 웃음지었다. 헛것인것은 다 똑같지 않은가-

그 생각은 정확히 다음날 오전에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것을 파즈비즐라는 알지못했다.

 

+

 

아침 이른 오전의 일이었다. 이곳으로 이주한지 얼마나 되었던가.. 지하 하수도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임의 거처를 지나 아이들에게 햇빛을 쬐게 하고싶은 어른들의 욕심에 정한 곳이었다. 그 목적에 이곳은 완벽히 부합했고 태양을 본다는 것은 아이들뿐만 아닌 어른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이점을 가져왔으며 그들의 고질병처럼 지녀온 숨어산다는 것에 대한 고립과 답답함으로인한 스트레스로부터 어느정도 해방감까지 가져다주었다. 비록 괴수 몇 종이 함께 공존하는 탓에 위험성은 꽤 높았으나 그들이 어떤 민족인가. 전투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이들이었다. 큰 문제없이 지내는 이곳이 파즈 비즐라는 조금 마음에들던 참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머리 위로 밝아오는 햇빛을 조금은 어색하지만 기분좋게 느끼며 기지개를 피며 걸어나올 때였다. 익숙치 않은 비행기의 파열음이 가까워져 오고있었다. 이곳은 비행 괴수탓에 비행선이 다니는곳은 아닌데- 파열음을 쫓아 하늘을 보자 어딘가는 조금 익숙한 비행체가 선회하듯 지나가고 있었다. 그 비행체를 바라보며 경계하던 파즈비즐라는 문득 헛웃음을지었다.

 

" 허, 하다하다 괴수한테도 보이더니 이젠 비행선 위로도 보이네- "

 

그랬다. 그가 보는 붉은선은 아이들에게만 안보였지, 어른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었다. 가끔 출몰하는 몇몇 비행 괴수에게서도 보였고 물가로 고개를 내미는 악어를 닮은 괴수에게 달려있기도 했다. 그래도 저렇게 지나가는 비행선으로 보이는건 또 처음이라 새삼 신기함을 느끼던 무렵 점차 보이는 붉은선의 굵기가 비행체가 가까워질수록 심상치않았다. 경계하던것도 잠시 잊은 채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는데, 그 비행선은 어딘가 익숙한 은색의 기체를 띄고있었다. 저거 설마.

설마였다. 설마- 지난번에 돌아왔을 때가 언제였더라. 머릿속으로 날짜를 가늠해보다 아직 그가 돌아올리 없음만 확인했다. 적어도 열흘이 두번이 지나야 오던 놈인데, 기체가 가까워지자 설마는 확신으로 바뀌고있었다. 댕패릭, 저 촌스러운 노란색 페인팅은 익히 아는놈의 짓이었다. 아이랑 떠나던 순례길에 문제가 있었나- 게다가 저 붉은선.. 이제 선이라고하기도 무색했다. 붉은기둥은 또 뭐란말인가. 천천히 공중에서 착륙을 위해 내려오는 기체를 바라보며 파즈비즐라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대었다.

생각보다 착륙장이 거리가 있는탓에 천천히 다가서는데- 그 사이 놈은 비행선에서 나와 짐을 정리하는듯 뒤돌아있었다. 그 그로구라는 놈의 아이는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온 신경은 눈 앞에 있는 딘 자린에게로 향해 있었다. 은색의 헬멧위로 솟아난 붉은 선의 다발은 혹시 피나는거 아닌가? 분수처럼말이다. 그런게아니면 대체 저게 뭐란말인가. 처음엔 궁금하지도않던 붉은선의 의미가 이제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렴풋이 깨닫던 의미가 생각난다. 동물로 치자면 교미상대. 사람으로 치자면 연인상대쯤 되려나.

얼마나 난잡하게 다니면.. 아무리 밖을 다닌다지면 저정도면 만달로어인들의 명예를 깍아내리는것 아닌가. 대체 얼마나 하고다니길래-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수록 그나마 있던 놈에대한 호의감에 점차 바닥을 보이고있었다. 성생활을 뭐라할수는 없는데- 정도가있지.
마침 이른아침이라 정찰하는놈 둘 외엔 아무도없었다. 한마디 해주기위해 파즈비즐라가 딘자린을 부르는순간-

 

" 딘자린. "
" ?!!! 놀랬잖아. 기척이라도 내 "

 

저를 돌아보는 놈의 품안에 마시프 두마리가 딘자린의 손길에 헥헥대고 있었다. 그리고 붉은선은- 딘자린이 아닌 마시프의 머리위로 붉은기둥처럼 솟아나 서로 연결되거나 저 해안가 너머로 이어져있어서- 파즈비즐라는 그자리에 멈춰서서 저도모르게 큰 한숨을 내쉬었다. 댕패릭, 이상하긴했다.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상대를.. 둘 수 있겠나. 그것도 저 딘자린이. 동물이라면 그럴수있지. 파즈비즐라는 자신이 이상한 오해를 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위해 말을걸었다.

 

" 웬 마시프야? "
" 경비견으론 좋지 않나. "
" 지난번에 슈리크 호크 새끼만으론 성에 안차나보지? "
" 뭐 그건 공중 담당이고. "
" 그 놈들한테 안잡아먹히면 다행이겠군. "
" ...잘 관리하면 돼 "
" 여긴 유기동물 보호소가 아니다 딘자린 "
" 잘 길들이면 전력이지. "

 

퍽이나. 파즈비즐라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굳이 입밖으로 꺼내진않았다. 놈이 모를 오해에 미안함을 느껴서는 절대아니었다. 그가 마시프 두마리를 품에서 내려두자 새 정착지인것을 안것인지 코를 킁킁대며 여기저기 냄새맡으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저거 저렇게 놔도 되는건가.

 

" 공격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
" 오기전에 잘 말해뒀어. "
" 말을 알아들어? "
" 터스켄족들이 키우던거라 터스켄어로 말하면 듣더군 "
" 너말고 할줄아는 사람이 있던가? "
" ... 없나? "
" 있을거같나? "
" 몇개 알려주고 갈게 "
" 딴놈한테 알려줘. 귀찮으니까 "
" 그러지 "

 

파즈비즐라는 그렇게 말하는 놈의 헬멧위를 바라보았다. 놈의 머리위로는 이제 붉은선이 1줄 뿐이었다. 한 줄.. ? 이자식 상대를 안만든건 아니었군. 새삼 알고싶지않은 정보를 알게된 파즈비즐라는 헬멧아래로 조용히 눈을 찌푸렸다. 이 현상은 이제 파즈비즐라에게 감흥이 없어야하는데- 방금본 그 붉은 다발의 정체때문에 그러질못했다. 내심 추측이라고 생각하던 붉은선의 정체가 거의 확신에 이르자 여태 본 이어진 선들이 알려주는 의미가 떠올랐다. 그럼 이 은신처에서 연결된놈들은.. 댕패릭- 그렇게 하염없이 딘자린의 헬멧위로 불쑥 연결된 선을 노려보고있을때쯤 대뜸 손이 은색의 헬멧위를 쓸었다.

 

" 뭐 있어? 왜 그렇게 내 머리를 노려봐? "
" ...네 머리깨는 생각 "
" ... 그렇게 마시프가 마음에 안들어? "
" 아니 "
" 그럼뭐야, 내머리위로 뭐라도 달렸나? "
" 찔리는거라도 있어? "

 

있겠냐. 그렇게 말하는듯 놈은 대답없이 저를 바라보았다. 파즈비즐라는 어깨를 한번 크게 들썩였다. 하긴 놈 나이가 몇인데 상대가 하나도없겠나. 안그래도 여기엔 세줄이나 달고 있는 놈도있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놈 쓰레기 자식아냐? 그 놈은 그렇다치고 그저 계율과 전투밖에 모르던 딘자린이 상대가 있다는게 신기했다. 그렇게 뒤를돌아 안으로 들어가는 파즈비즐라를 이번엔 딘자린이 불렀다.

 

" 비즐라. 물어볼게있는데- 개인적으로. "
" 뭔데 "
" 그... 라그나 네 애 아니었나 ? "
" 내 자식이지. "
" 근데 너 왜 동정이냐 "
" .... 뭐? "
" 친자 아니었나? 그런데 왜 없지? "
" 무슨.. "

 

파즈비즐라의 헬멧아래로 당황이 퍼져나갔다. 저놈은 대체 무슨소리를 지껄이는거지? 라그나는 당연히 제 자식이다. 놈이 묻는 것 처럼 친자는 아니지만 그것보다 그 앞에 말한 내용이 문제였다. 저놈이 그걸 어떻게- ? 파즈비즐라는 되려 찔리듯 반사적으로 제 머리위로 손을 올렸다.

 

" 아, 너도 그게보여? "
" ?!! 너도.. 이게 보이나? "

 

소리없이 고개가 끄덕여짐에 허탈함이 밀려들어왔다. 다른놈들도 보였던건가? 싶은데 여태껏 아무 반응도 말도 없던 이들을 생각하며 그 생각을 지웠다. 이 특이한 현상은 저놈과 자신. 그리고 어쩌면 모를 몇몇만 해당하는 모양이었다.

 

" 그럼 라그나는 파운들링이었군. 네 머리위로 선이없길래 그게 궁금했어. "
" 하... "

 

뭐 이딴현상이 다있단말인가 그럼 여태껏 자신은 동정 티를 동네방네 다 내고다녔다는 소린데- 이제와 붉은선 한줄 없는게 수치스럽게 다가왔다. 한켠으론 억울하기도했다 그 전쟁통에 숨어만 살아왔는데 그럴여유가 있을리 없지않은가. 정상은 자신인데 붉은선이 저만 없으니 오히려 자신이 비정상같이 느껴졌다. 저 놈은 현상금사냥을하면서 그럴생각이있던건가- 조용히 노려보자 놈은 다시 자신의 헬멧위를 문질렀다.

 

" 그.. 이건 사고야. "
" 그러시겠지. "
" 아니..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
" 쓰레기 자식아냐 이거? "
" 그게 아니라.. 댕패릭, 당한거라고. "

 

당하다니 뭘- 그 짓을? 두리번거리던 놈은 조금 작은 목소리로 속닥였다. 밖에선 여성체를 조심해. 무서운 이들이니까. 그런 발언을 파즈비즐라에게 던지고서는 놈은 은신처 안으로 쏙 들어섰다. 내가 지금 뭘들은거지, 이상하게 오늘 충격적인 일이 많았다. 대량의 붉은선, 의도치않은 동정오픈, 그리고 타인의 성...강탈사건까지 한동안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던 파즈비즐라는 대뜸 고개를 위로 치켜들었다. 슈리크호크 한마리가 하늘을 가르지르고있었다. 붉은선을 매단채

 

" 환장하겠군 "
" 빠뚜 "
" ..너도그러냐 꼬마 "
" 뚫? "
" 됐다. "

 

어딘가 고달픈날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