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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
Archive Warning:
Category:
Fandom:
Characters:
Additional Tags:
Language:
한국어
Series:
Part 1 of 원소전
Stats:
Published:
2018-01-01
Completed:
2018-01-02
Words:
12,214
Chapters:
9/9
Kudos:
2
Hits:
151

보디가드 대소동

Summary:

● 원작 등장한 네 명 이외의, 적 군주의 신선을 보고 싶었습니다.
● 삼국지의 많은 책사들 중 한 명이라도 더 등장시켜보고 싶었습니다.
● 원소 캐릭터와 등장 에피소드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위의 이유로 19, 20화에 다음과 같은 변화를 주어서 쓴 AU 팬픽입니다.

● 레인보우 이벤트가 보디가드 대소동 이전 에피가 되어, 공손찬은 레인보우 이벤트 때까지 리타이어 하지 않았으나 영웅패가 하나뿐이므로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 유비는 원작의 레인보우 이벤트 전개대로 서서를 맞아들였습니다. 조조, 손책도 동일합니다.
● 안량과 문추는 별개의 영웅패입니다. 리나(원소)는 두 개의 영웅패가 있었기 때문에 레인보우 이벤트에 참가해 신선을 얻었습니다.
● 큰 줄거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리나는 여전히 부정적인 특성이 많은 악역이고 장각과도 손을 잡았습니다. 공손찬은 원소에게 패해 탈락할 것입니다. 조운은 유비에게 갑니다. 같은 인물, 같은 행동을 어떻게 프레이밍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Chapter Text

“저기, 공손찬 언니.”
서서가 여전히 답지 않게 풀죽어 있었기 때문에 공손찬은 자기가 아직도 화난 얼굴인가 싶어 미간을 만져보았다. 역시 아직도 찌푸려져 있었다.
“꽃밭, 저하고 유비님이 다시 만들었어요.”
“응?”
“서서가 팻말도 만들었는데 아주 예뻐.”
옆에서 유비가 거들었다. 서서와 나란히 풀죽은 표정을 하고 있으니 강아지 두 마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 공손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한 번 보자.”
유비와 서서가 팔랑거리며 앞장섰다. 뒤뜰로 나가보니 정말로 굶주린 토끼가 습격한 꼴이던 화단이 곱게 다시 정돈되어 있었다. 다시 심은 씨앗이 겉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기는 애초 유비가 가꾸던 곳이었다. 알아서 잘 심었을 것이다.
게다가 서서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도 뜻밖에 예뻤다. 서서에게 이런 손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공손찬도 솔직하게 놀라고 말았다.
“이젠 서서가 책임지고 돌보겠대.”
공손찬의 기색을 읽고 유비가 슬쩍 웃었다.
“두 사람 다.”
공손찬이 다시 이마를 짚자 유비와 서서가 다시 나란히 찔끔했다. 정말이지 둘을 보고 있으면 영혼의 쌍둥이라는 게 실제로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화낸 건 화단이 망가져서가 아냐. 서서가 이상한 거 먹고 아플까봐 화낸 거지. 살충제라도 뿌려져 있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아, 살충제는 친 지 오래됐으니까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근데 바로 어제 퇴비를 줘서......”
“괜찮아요!”
머리 긁적이는 유비와 다시 미간이 좁아지는 공손찬에게 서서가 활짝 웃어보였다.
“신선은 인간들의 독에 거의 당하지 않거든요. 농약 정도는 짜잔~해독 가능하답니다!”
“정말? 진짜 서서 굉장하구나!”
유비가 다시 활짝 웃었다. 서서도 신이 나서 팔짝팔짝 뛰었다.
“그럼 둘이 알아서 잘 해봐.”
공손찬은 둘을 놔두고 재빨리 도장 안으로 되돌아왔다.
‘하아......저래뵈도 신선이란 대단하구나.’
우울하면 조운과 대화하는 게 요즘 버릇이었는데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전단지나 새로 만들어볼 생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디자인이 너무 촌스러운가? 아마추어 티가 나나?’
그렇다고 프로 디자이너에게 외주하자니 지금 도원관은 그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든 처지였다. 이번에도 수강생이 안 늘면 난방비가 위태로울 텐데 외주비용까지 나가면 전기까지 끊길지도 몰랐다.
“주군?”
모니터 옆으로 조운이 튀어나왔다.
“화단이 여전히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
공손찬은 잠시 마우스를 놓고 조운을 쓰다듬었다. 조운은 평소대로 그 손에 기대다가 이내 쪼그라들었다.
“죄송합니다.”
“응?”
“레인보우 이벤트 참가조건을 진작 알았더라면......”
공손찬이 당황했다.
“어, 아냐. 조운도 몰랐던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영웅패를 더 모을 기회도 없었고.”
어쩔 수 없었다. 유비도 그걸 미리 알고 장비를 얻어온 것이 아니고, 공손찬 자신이 영웅패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내지도 못했다. 조운에게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신선이 생겼다고 해서 유비가 갑자기 엄청나게 강해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같이 드림배틀을 치르고 있는데 유비가 도달한 단계에 자신이 도달하지 못한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이러다 내가 지면 어쩌지.’
무서워졌다. 처음 체인저와 조운을 받고 참가하게 될 때 왜 좀더 생각해보지 않았나 이제와서 후회가 될 정도였다.
하진 사범님이 떠나던 날이 떠올랐다.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꿈을 포기하고 떠나던 모습은 아무 것도 모르던 그 때에도 충격적이었다.
‘내가 그렇게 된다고?’
“주군.”
조운이 더욱 슬픈 표정을 했지만 지금은 공손찬도 조운을 다독여줄 수 없었다. 저 얼굴이 보고 있는 자신의 얼굴은 더 일그러져 있을 테니까.
“저, 공손찬 언니.”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열려 있는 문을 서서가 똑똑 두드리고 있었다. 다시 주눅들어 있는 걸 보고 공손찬이 벌떡 일어났다.
“또 무슨 일 냈어?”
“아, 아뇨......저녁 뭐 드실 건지 유비님이 물어봐 달래서요.”
“어. 미안.”
공손찬은 진심으로 반성했다. 유비의 신선이 된 죄밖에 없는 저 귀여운 소녀를 이렇게 구박하다니.
물론 서서는 물정 모르고 말썽부리기가 거의 유비급이지만 공손찬은 그 유비와 친남매처럼 살아온 사람이었다. 서서 개인을 미워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저녁은 그냥 유비가 먹고 싶은 거 하라고 그래. 아니면, 넌 뭐 먹고 싶어?”
“전 유비님이랑 공손찬님이 좋아하는 거면 뭐든지 좋아요.”
“아니. 그러면 안 되지. 너도 네 취향이 있을 거 아냐.”
공손찬이 유비와 싸우고 화해할 때처럼 웃으면서 서서에게 다가갔다.
“유비 요리 잘하는 거 알지? 말해봐. 선계에선 어떤 거 먹고 지냈어?”
“음......심심하면 과일 따먹고 그랬어요. 꽃이나 버섯도 먹고.”
“그런 것만? 그걸로 뭐 요리하거나 하지도 않고?”
“신선들은 원래 뭐 먹을 필요 없어요. 먹는 건 그냥 재미로 먹거나, 성분을 분석하려고 먹는 거예요.”
공손찬은 입을 딱 벌렸다. 보기엔 인간과 똑같은데 알면 알수록 차이점만 계속 나타났다.
“이봐, 서서.”
공손찬이 아직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조운이 책상 끄트머리까지 뛰어와 서서에게 손짓했다.
“혹시 말이야. 레인보우 이벤트 후에도 신선을 얻는 게 가능해?”
“응.”
서서가 대단한 일도 아니라는 듯 끄덕이자 공손찬은 귀가 확 뜨였다.
“진짜?”
“가능해요. 이벤트 후에라도 군주를 만나지 않고 선계에 남은 신선들을 만날 수 있으면요. 이번엔 습격 때문에 소멸한 신선이 많지만 그래도 몇 명은 남았을 거예요. 제 친구도 남아있고.”
“그럼 지금이라도 영웅패를 모으면 되는 거야?”
“예. 제가 선계로 안내해드릴 수 있어요.”
서서는 그게 자기한테 좋은 일인 양 활짝 웃었다.
“공손찬 언니는 강하고 착하시니까, 제갈량도 마음이 바뀔지도 몰라요. 영웅패 하나만 더 얻으시면 설득해볼게요.”
“그래, 고마워!”
조금만 생각해봐도 의문점 투성이인 발언이었지만 공손찬은 들뜬 나머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서서의 손을 잡고 팔짝팔짝 뛰었다. 서서도 신이 나서 같이 팔짝거렸다.
“그런데 영웅패를 얻으려면 다른 군주를 쓰러뜨려야 하잖아요.”
조운이 끼어들었다.
“요즘은 꽤 주위가 잠잠한데 어디 가서 얻으려고요?”
“찾아봐야지.”
공손찬이 씩씩하게 주먹을 쥐었다.
“그래, 서서 너도 인간계에서 계속 살려면 인간계 공부를 해야지. 같이 돌아다니면서 넌 탐방을 하고, 난 군주를 찾는 거야.”
“예!”
서서도 공손찬을 흉내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럼 일단......”
이미 어두워진 바깥을 보고 공손찬은 당장 나가는 대신 서서를 데리고 TV 앞으로 갔다.
TV에서 대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TV는 인간적인 자극의 집합체고, 서서는 그런 것에 일일이 놀라지 않을 만큼은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TV를 틀고 채널을 몇 번 돌리자 예쁜 가수가 화면에 떴다.
“아, 리나다.”
“아는 사람이에요?”
TV부터가 신기한지 벌써부터 두 눈 동그래진 서서가 물었다.
“아니, 유명한 사람이라 내가 일방적으로 들어서 아는 거야. 저렇게 예쁘고 노래도 잘 하잖아.”
서서는 여전히 두 눈 크게 뜬 채 홀린 듯이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각하고 곽사도 저렇게 되고 싶어하는 거군요.”
“아, 그 파리랑 모기?”
문득 그들도 군주라는 사실이 떠올랐으나 공손찬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도망 하나는 끝내주게 잘 치는 놈들이라 쫓아가 붙잡기 귀찮기도 하고, 신선을 얻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는 해도 기왕이면 뛰어난 영웅패를 얻고 싶었다. 영웅패 쪽에서도 진지하게 자기 능력을 높이 사주는 군주라야 더 기꺼이 따를 것이다.

 

저녁 메뉴 물으러 간 서서가 용건을 잊어버린 동안 유비는 알아서 공손찬이 평소 좋아하던 반찬으로 저녁을 차렸다. 저녁 먹는 자리에서 서서가 공손찬의 계획을 말해주자 유비도 바로 찬성했다.
“그럼 내일부터 같이 찾아보자. 셋이서.”
“좋아.”
“그럼 어디부터 가야 할까?”
잠깐 둘 다 생각에 잠긴 동안 서서가 다시 TV를 틀었다. 이번엔 뉴스가 나왔다.
“어, 리나가 또 나왔어요.”
연예가 소식 전문 채널이라 뉴스도 그쪽 위주로 나오고 있었다. 무심코 같이 TV를 보았다가 유비도 공손찬도 퍼뜩 놀랐다.
“여가수들만 공격하는 연쇄 폭력범?”
공손찬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이미 여러 번 습격이 있었던 모양인데? 경찰은 뭐 하는 거야?”
화면에선 리나가 애처로운 얼굴로 자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디가드 공개채용 내역이 떴다.
“이게 뭐라는 얘기에요?”
서서가 두 눈을 말똥거리며 유비와 공손찬을 바라보았다.
“응. 어떤 악당이 유명 여자 가수들만 골라서 습격하고 있대.”
유비가 나서서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리나도 표적이 될 게 뻔하니까, 저렇게 보디가드를 고용해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거지.”
“앗!”
갑자기 공손찬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유비도 서서도 깜짝 놀랐다.
“저 시급 봐! 특별한 자격조건도 없이 오디션만 통과하면 되는데 저만큼 벌 수 있어!”
공손찬은 신선을 맞을 기회가 아직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큼이나 두 눈이 빛나고 있었다. 유비도 공손찬이 가리키는 화면을 보고는 입을 딱 벌렸다.
“광고비, 난방비, 전열비......”
공손찬은 오디션 일정을 메모지에 베끼기 시작했다.
“유비 넌 옷장 좀 살펴봐. 입고 갈 만한 옷 있나.”
“그래!”
유비는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 둘 다 갑자기 바빠진 걸 보고 서서는 두 눈을 때록 굴렸다.
“공손찬 언니, 영웅패는요?”
공손찬은 듣지 못하고 또 뭔가 준비를 하러 뛰어갔다. 붙들고 다시 묻자니 공손찬은 요즘 실제로 짜증이 늘었고, 돈 이야기 할 때 특히 더 그랬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보이는데 방해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외출은 외출이니까, 군주도 만날 수 있나 내가 찾아봐야겠다.’

 

“아니, 리나가 위기에 처하다니! 이 손책이 용납할 수 없다!”
갑자기 주군의 투지가 놀랄 만큼 치솟았다. 주유가 서류에서 눈을 떼고 주군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에요?”
“주유, 신선도 격투 잘 하잖아. 우리 저거 나가자.”
“신선의 장기는 도술이에요. 격투는 보조수단으로 배우는 거고. 누구나 저처럼 잘하진 못해요.”
주유는 손책이 가리키는 대로 TV 화면을 보았다.
“무술가 공개채용인가요? 왜 하는 거죠?”
“리나를 노리는 나쁜 놈이 있대. 그래서 리나가 그 나쁜 놈을 막기 위해 무술가를 고용하는 거지.”
“리나가 누군데요?”
손책은 잠시 생각이 멈춘 얼굴을 했다가 이내 미소지었다.
“아, 주유는 인간계가 처음이지. 그렇다면 모를 수도 있겠다. 리나는 말이지, 내 험난한 인생 속에 처음으로 피어난 한 떨기 꽃, 가뭄 끝의 단비 같은 여자라고나 할까?”
“그런 사이면 왜 주군에게 직접 연락해서 도와달라고 안 해요?”
“그야 리나는 날 모르니까. 고통의 순간에 리나의 노래가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꿈꾸는 듯한 표정도 잠시, 손책의 두 눈에 다시 투지가 타올랐다.
“좋아, 리나는 내가 지킨다!”
오디션 준비를 하겠다며 뛰쳐나가는 주군의 등을 어이없어하며 바라보던 주유는 서류를 대충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리나가 누군지, 주군과 어떤 관계이고 주군이 이제부터 무슨 바보짓을 하려는지 상향 아가씨에게 묻는 편이 빠르고 정확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