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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의 교육영상, 즉 (안타깝게도) 영원한 비밀은 없다

Summary:

"미친,"

스티브가 코끼리처럼 그를 깔아 뭉갰고, 버키는 헐떡였다.

"스티브. 스티브."

그는 화면에 뜬 제목을 가리켰다.

"너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교육영상을 찍은 거냐? 쟤들 너 만나보긴 했지?!"

"젠장, 벅. 보지 말라고."

거머리처럼 등에 찰싹 달라붙은 스티브가 낑낑거렸다.

"볼 거거든, 로저스. 안 볼 수가 없잖아. 네가 저 섹시한 쫄쫄이까지 입고 네 자산을 자랑하고 있는데."

버키가 한 손을 뒤로 뻗어 스티브의... 자산을 쓰다듬었다.

"이제 닥쳐. 네가 거짓말 지껄이는 거 듣고 싶어."

스티브는 버키의 등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방과 후에 남게 하는 거 나올 텐데."

이렇게 들렸다.

Work Text:

협탁 위에 있는 버키의 스타크패드가 가늘게 진동했다. 버키는 책을 덮고 태블릿을 들었다. 비디오파일이 첨부된 냇의 메일이 와 있었다. 이거 보고 싶을걸.

버키는 파일 이름을 읽었다. 

"나 참."

소름 끼치는 미소가 그의 얼굴에 떠올랐다. 화면 속 침대에 앉은 스티브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온라인 스크래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저 불쌍한 멍청이들은 상대가 사진처럼 정확한 기억력의 소유자라는 걸 모른다.

"뭐 해, 벅?" 

스티브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버키는 톡톡 화면을 두드려 다음 파일을 열었다.

"캡한테 교육 받는데." 

버키가 말했다.

침대 반대쪽을 점령한, 숨 막힐듯 완전한 침묵이 버키가 방금 금맥을 캐낸 거라고 알렸다.

스티브가 혈청으로 강화된 인간다운 속도로 순식간에 버키의 태블릿에 달려든다. 태블릿이 덜그럭덜그럭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버키의 속도는 스티브와 맞먹었다. 버키는 메탈암으로 스티브를 붙잡고 밀어내면서, 스티브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쳐든 태블릿의 재생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스티브는 고집이 더럽게 셌다. 어찌나 셌는지 버키는 스티브의 가슴에 발을 대고 그를 밀어올려야 했다. 스티브는 결국 죽을 만큼 심각한 비행기가 되어 버키 위를 이리저리 맴돌게 되었다. 둘 다 가능한 한 길게 팔을 뻗고 있었다.

"그만해." 

버키는 헐떡이며 말했다. 

"이거 스타크가 절대 안 부서진다고 하면서 준 거잖아. 너 스타크한테 우리가 대체 어쩌다 이 태블릿을 깨먹었는지 설명하고 싶냐?"

"걔넨 벌써 다 봤거든." 

스티브가 툴툴거렸다.

아무튼, 당연히 버키는 이 영상을 봐야 했다. 스티브가 버키의 목을 졸랐지만 버키는 가까스로 재생 버튼을 터치했다.

씩씩한 행진곡에 스티브의 목소리가 겹쳤다. 

"벅, 너 진짜 나쁜 새끼다."

완전히 자포자기한 스티브가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버키는 무릎을 구부렸고, 곧바로 강하고 빠르게 스티브를 뻥 차버렸다. 스티브는 거의 반 미터를 밀려났다. 그는 스티브가 허우적거리는 귀중한 몇 초 동안 몸을 일으켜 침대에 몸을 던졌고 대각선으로 엎어졌다.

"미친," 

스티브가 코끼리처럼 그를 깔아 뭉갰고, 버키는 헐떡였다. 

"스티브. 스티브.

그는 화면에 뜬 제목을 가리켰다. 

"너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교육영상을 찍은 거냐? 쟤들 너 만나보긴 했지?!"

"젠장, 벅. 보지 말라고." 

거머리처럼 등에 찰싹 달라붙은 스티브가 낑낑거렸다.

"볼 거거든, 로저스. 안 볼 수가 없잖아. 네가 저 섹시한 쫄쫄이까지 입고 네 자산을 자랑하고 있는데." 

버키가 한 손을 뒤로 뻗어 스티브의... 자산을 쓰다듬었다. 

"이제 닥쳐. 네가 거짓말 지껄이는 거 듣고 싶어."

스티브는 버키의 등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방과 후에 남게 하는 거 나올 텐데." 

이렇게 들렸다.

๑ ๑ ๑

"미친 씨발!"

버키는 움찔 몸을 뒤로 젖혔다. 새빨갛게 갈린 소고기, 소시지, 각양각색의 고기들이 악몽의 몽타주처럼 눈을 괴롭혔다. 그들이 화면 왼쪽 상단 모서리를 차지한 저 끔찍한 붉은색의 고기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다. 버키는 너무 역겨운 나머지 그 흉한 슈트를 입은 스티브의 전신샷을 놓칠 뻔 했다- 고기들은 그 정도로 소름 끼쳤다.

"이걸 어떻 - ? 아니 씨발, 너 화가잖아! 이딴 걸 어떻게 그냥 놔둘 수가 있냐?"

스티브는 버키의 어깨뼈 사이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았다. 그리고 파드득 몸서리쳤다. 

"나한테 어떻게 할 거라고 말 안 해줬어, 벅. 그냥 대본 몇 개 좀 읽어줄 수 있냐고 한 게 다고 나는 - 대본을 읽었지."

"잠깐만, 네 슈트에 달린 저거- 설마 지퍼냐?"

스티브는 죽어가는 바다코끼리 같은 소리를 내면서 다시 머리를 파묻었다.

영상을 일시정지한 버키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을 보았다.

그랬다.

확실히 지퍼였다.

눈부시게 반짝반짝한 지퍼는 반경 200미터 내에 있는 어떤 적의 눈이든 사로잡도록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물론 그 적이 눈물날 정도로 밝은 파란색과 붉은색 슈트를 놓쳤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슈트를 입은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스티브가 그를 정신사납게 하는 것도 당연했다. 교활한 새끼. 스티브는 슈트를 입은 자기 모습을 버키가 볼 수 있는 때를 오직 망할 외계인과 벌인 전투 직후 먼지에 뒤덮였을 때로 제한하고 있었다.

"씨발 그 새끼들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스티브? 뭐 들어갈 공간도 없잖아." 

지퍼는 스티브의 허벅지를 조밀하게 감싼 천을 따라 흐르듯 아래로 이어졌다—길쭉하고, 늘씬하고, 탄탄한 허벅지는 그의 엉덩이를 완벽하게 감싸고 있었다.

버키의 입이 벌어졌다. 

"바나나다. 너 바나나를 저기다 넣은 거—아으. 씨발. 너 나 물었냐?"

스티브는 다시 그를 깨물었다.

"아, 그래. 날 물었다 이거지." 

버키는 재생 버튼을 눌렀다.

๑ ๑ ๑

" 방과후에 애들을 남게 한 거냐? 네가, 스티븐 그랜트 로저스가, 애들한테 규칙을 따르라고 잔소리를 했다고?"

스티브는 신음했지만, 버키는 스티브의 목소리에 담긴 즐거움을 들을 수 있었다.

"필립스 대령님이 무덤 속에서 통곡을 하시겠다, 스티브."

"그래, 그러시겠지."

버키가 다시 영상을 재생하려고 했을 때, 부드럽고 애달픈 목소리로 스티브가 말했다. 

"내가 처음 군법을 어겼던 건 널 위해서였어, 벅."

"오, 자기야, 그거 좋다." 

버키는 스티브의 옆구리를 슬쩍 찔렀다.

"근데 알지? 내 기억력이 좀 안 좋아졌잖아. 자기가 입대 지원서 위조한 게 정확히 몇 번이더라?"

버키에게 돌아온 대답은 불분명한 투덜거림 뿐이었다.

๑ ๑ ๑

"이 자식들 널 알긴 하는 거냐. 인내심이라니. 스티브, 너 네가 열여섯 살이 되자마자 나한테 청혼했잖아."

스티브가 버키의 신장을 콱 찔렀다.

"아야."

"네가 뭘 모르나 본데," 

스티브는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망할 인내심을 가졌어네가 열여섯 살이 됐을 때부터 청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나 참." 

버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내심은 약한 놈들이나 가지는 거야. 바로 했어야지." 

그리고 빙글빙글 웃었다. 

"그랬어도 난 좋다고 했을 텐데."

버키의 어깨뼈 사이에 고개를 파묻고 있던 스티브가 씩씩대면서 따뜻한 숨결을 내뿜었다. 

"개자식. 진작 말해 줬어야지.... 네가 날 두들겨 팰까 봐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

그리고 갑작스럽게 기억이 밀려왔다.

겨울이었을까? 방은 싸늘했고, 스티브는 발개진 코를 훌쩍이고 있었다. 나란히 바닥에 앉은 그들은 스티브의 침대에 등을 기댄 채였다. 다음날 역사 시험이 있는 버키가 공부하려고 낑낑대는 동안 스티브는 자신의 교과서 여백에 낙서를 끄적이고 있었다.

덜덜 떨고 있는 스티브의 가냘픈 뼈대가 버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버키는 고개를 숙인 스티브의 목이 얼마나 연약해 보이는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유혹적으로 오른팔을 내밀었다. 

"이리 올래?" 

버키는 목을 흠흠 가다듬었다. 

"너 춥잖아."

화들짝 놀라서 버키를 쳐다본 스티브가 눈을 깜빡거렸다. 그리고 버키가 장난이었던 척 웃어 넘기려고 했을 때, 스티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스티브는 몸을 움직여 버키의 옆구리에 바짝 붙었고 버키의 심장은 두근두근 빠르게 뛰었다. 버키는 스티브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평소에 어떻게 스티브를 만졌는지 기억해내려고 했지만, 생각은 자꾸만 스티브의 분홍빛 입술과 반짝이는 눈동자로 흘렀다.

거친 방법이긴 한데 좀 상쾌하다. 그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스티브를 흔들었다. 스티브가 고집스레 눈까지 내리고 있던 앞머리가 마구 헝클어졌다.

그걸 본 버키의 속은 뒤집어졌다. 버키는 밝은 금발이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교과서를 꽉 붙잡았다.

공부나 해, 반즈. 네 절친을 그딴 식으로 보는 거 그만두라고.

버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교과서로 돌렸다. 그리고 버키의 관심은 5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스티브에게 돌아갔다. 스티브는 낙서를 하고 있지 않다. 버키는 깨달았다. 스티브는 그저 연필을 꾹 쥐고 앉아 있었다.

버키가 뭐 문제 있냐고 묻기도 전에 스티브가 입을 열었다. 

"너 키스해 본 적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버키의 척추 위로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있지... 알면서 그러냐."

"나—해 보니까 어땠어?"

갑자기 버키는 자신의 몸에 와닿는 스티브의 따끈따끈한 열기와, 팔 아래 자리한 깡마른 어깨를 의식했다.

"좋았...지? 내 생각엔?"

그를 바라보는 스티브의 시선에 분노가 섞였다. 

"좋았다고, 네 생각에는?"

"어, 좋았어. 축축하고. 부드럽고."

스티브의 입술, 자신의 입술과 맞닿아 축축하고 부드러워진 스티브의 입술을 생각한 그에게 열기가 몰려들었다. 버키는 불편하게 몸을 빼면서 슬쩍 무릎을 모아 당겼다. 바지로 텐트를 치고 있는 그걸 감춰야 했다.

"나... 그, 해 본 적이...."

"아, 스티브." 

다시 스티브를 흔든 버키는 스티브를 가까이 당겼다. 

"어차피 하게 될 텐데 뭘 그러냐. 넌 너한테 꼭 맞는 아가씨를 만날 거고, 그러면...." 

그는 말끝을 흐렸다. 속이 안 좋았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스티브가 말했다. 그건 스티브가 말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세 단어였고—가장 위험한 두 단어는 이거였다. 

"네가 그랬었잖아? 연습 도와줄 수도 있다고."

"그...."

입술을 깨문 스티브는 고개를 기울이고 그를 쳐다보았다. 버키는 죽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너—" 

스티브가 말했다. 말을 멈춘 스티브가 심호흡을 했다. 

"내가 너랑... 연습할 수 있어?"

"그게...." 

버키는 멍하니 말끝을 흐렸다. 스티브의 말이 버키의 뇌세포란 뇌세포는 죄다 빌어먹을 두개골 밖으로 빼낸 것 같았다.

억지웃음을 지은 스티브가 허리를 숙였다. 

"잊어버려. 그냥 장난이었어." 

스티브는 일어나려는 듯 몸을 돌렸다.

"야!" 

버키는 스티브의 어깨에 두르고 있던 팔을 와락 조였다. 

"잠깐만... 1분만 있어 봐."

왜냐하면 이 멍청한 자식이 긴장을 다스리는 법을 몰랐으니까. 한 손으로는 반대쪽 팔꿈치를 감싸고 한 손으로는 턱을 괸 스티브가 적대적인 태도로 버키에게 얼굴을 찌푸렸다.

목이 메인 버키는 꼴깍 침을 삼켰다. 스티브가, 두려움을 모르는 그가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이젠 버키 차례였다.

"내가 언제든지 널 도와줄 거라는 거 알잖아, 스티브." 

그는 파란 눈과 시선을 맞췄다. 

"네가 필요하다면 그 어떤 거라도 해 줄 거고."

긴 침묵이 흘렀다. 간간히 터져나오는 숨소리와 위층에 사는 포스터 부인이 떠돌이 아이들에게 고함치는 소리만이 이따금 침묵을 깼다.

그리고, 스티브의 입꼬리가 삐죽 치켜올라갔다.

"나 참, 어떤 거라도."

"그래." 

그의 안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던 안도감과 흥분, 희망이 마침내 그를 활짝 미소짓게 했다. 당겨진 볼이 아플 정도로. 

"어떤 거라도," 

그는 즐겁게 대답했다.

건장한 팔이 버키의 허리를 감싸 그를 다시 현재로 끌어당겼다.

"벅," 

스티브가 나직하게 말했다. 미약한 걱정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였다. 

"어디 갔다 왔어?"

비좁고 지저분한 방이 점차 희미해지고, 버키의 시선은 다시 스티브에게 닿았다. 빨갛고, 하얗고, 파랗고, 괴상한 유니폼을 입은 화면 속의 스티브에게. 진짜 스티브는 근육으로 꽉 짜여서 존나 1,000톤은 될 것처럼 무거운 몸으로 버키의 등 위에 늘어져 있었다.

"너 때문에 역사 시험 망칠 뻔했어."

작게 숨을 들이쉰 스티브가 잘못한 줄도 모르고 낄낄댔다. 낮은 웃음소리가 버키의 몸을 울렸다. 

"그럴 가치가 있었잖아." 

스티브가 버키의 목덜미에 코를 비비며 말했다.

밀려오는 기대감에 버키는 전율하며 속삭였다. 

"야, 점심 뜨거운 거 먹고 싶지 않냐? 나한테 네 이름 써놓은 소시지가 있는데."

스티브가 버키의 등 가운데 이마를 박았다. 

"너 진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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