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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Fandoms:
Relationship:
Language:
한국어
Series:
Part 6 of 표리부동
Stats:
Published:
2024-07-30
Words:
1,663
Chapters:
1/1
Kudos:
1
Hits:
19

표리부동 - 6

Work Text:

엘리사는 제브란에게 입을 맞췄다. 짧게 이어지는 입맞춤에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제브란은 장난치듯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진득했던 정사가 끝나고 둘은 말없이 서로를 간질이고 쓰다듬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진해지진 않았다.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엘리사가 말하자 제브란의 귓가가 울렸다. “다쳐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엘리사는 그의 어깨에 난 긴 상처를 손으로 덧그렸다. 제브란은 그를 안은 채 머리에 입을 맞췄다.

“장담할 수는 없어.”

문제의 ‘강도단’은 사라졌지만 엘리사는 온몸에 멍이 들었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와 함께했던 수많은 전투 때도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때는 함께 있었고, 서로의 뒤를 봐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엘리사도 제브란도 혼자였다. 암살자는 함께 다니지 않는다.

비록 그가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하여도 엘리사와 달리 말로만 사람을 부리진 않았다. 그도 충분한 위험을 무릅썼다.

“네 뒤를 봐줄 사람이 없잖아.”

“내가 감시자님의 뒤를 지킨 게 아니라?”

“하하.”

엘리사가 작위적으로 웃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제브란이 눈을 맞췄다.

“좋아. 어쨌건. 이제 내가 널 마음 놓고 지켜줄 수 있는데 하지 못하잖아.”

“엘리사 난….”

“지켜줄 필요 없다고 말할 거 알아. 네가 하는 일이 위험한 것도 알고. 다른 일을 할 생각도 없는 걸 알아. 하지만….”

엘리사는 제브란의 품을 벗어나 그의 옆에 누웠다.

“연회 때 모두가 알게 되면 이렇게 지낼 필요가 없잖아.”

“이렇게?”

제브란이 물었다. 엘리사는 망설였다.

“퍼렐던의 영웅이 그 동료와 사랑에 빠졌다고 해서- 그 동료가 인간 귀족이 아니라고 해서 뭐라 하지는 못하겠지.”

영주라는 이름을 회피하고 싶으면 퍼렐던의 영웅을 꺼내오고 그도 싫으면 회색의 감시자를 꺼내오면 됐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 어느 것도 피해 갈 수 없었지만, 최소한 말할 때만큼은 가능하다고 느껴졌다. 지금 그를 제일 괴롭히는 호칭은 영주라는 이름이었지만.

엘리사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있는 베개를 끌어다 베고 옆으로 누웠다. 촛불 몇 개만 켜진 방은 조금 스산하게 느껴졌다.

“계속 여기 지내면?”

엘리사는 평소의 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제브란이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당황한 눈치였다.

“여기? 성에서?”

“네가 할만한 일이 있으면 맡아도 되고. 그럴싸한 이름으로.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있어도 돼. 그것도 아니면….”

“잠깐, 잠깐. 엘리사.”

제브란이 황급히 이어지려는 말을 막았다.

“지, 지금 혹시, 청혼하는 거야?”

엘리사의 눈이 커졌다. 그의 입에선 말이 되지 못한 신음 같은 소리가 났다. 그리고 말을 되짚었다. 그러니까. 같이 살자고 한 거니까. 그렇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지.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아니. 그런가?

“그 정도로 오늘 섹스가 좋았다고 생각할게.”

“맞다면?”

엘리사가 말이 없자 제브란이 상황을 정리하려는데 엘리사가 물었다. 제브란은 그대로 굳었다. 그러자 엘리사가 작게 웃었다.

“아니, 그런 얘기는 아니야.”

“잠깐 창조주를 만날 뻔했어.”

엘리사가 웃으며 말하자 제브란이 가슴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렇게 당황할 일인 줄은 몰랐는데. 우리 관계가 알려지면 다들 그런 기대를 할 테니까.”

“엘리사.” 제브란이 옆으로 누워 그를 보았다. “당장 내가 청혼해도 거절할 거잖아.”

“해보지도 않고.”

“실연의 아픔은 아직 겪고 싶지 않아서.” 제브란이 그의 어깨를 잡고 바로 누워 그를 끌어안았다. 엘리사는 웃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그가 웃을 때마다 제브란은 몸이 떨리는 듯했다. 이대로 평생 그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다.

“내 제안은 그대로야.”

“연회가 끝나면 난 돌아가야 해.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있어. 그리고 다시 알링으로 오면, 그때.”
제브란은 알 수 없는, 아주 멀게 느껴지는 미래를 말했다. 엘리사는 그를 더 힘껏 껴안았다.

“그때까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제브란이 속삭였다.

 


 

“와인? 오 이거 꽤 좋은 거 아냐? 게다가 안티바산. 같은데?”

퍼거스가 와인 병의 문양을 보며 말했다. 엘리사는 그의 앞 테이블에 와인 잔 두 개를 올려놓았다.

“와인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안티바산 술을 좋아하는 엘프가 있어서.”

“아, 그렇지. 내 동생은 이런 고급스러운 취미를 가지진 않지. 맨날 함정이나 만들고 활이나 쏘고 그랬으니.”
퍼거스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엘리사를 자랑스러워하는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연회 전날 오후, 퍼거스 쿠슬랜드 그러니까 엘리사의 오라비가 비질 요새로 왔다. 그레이블과 퍼거스가 엘리사를 놀라게 하려고 몰래 꾸민 일이었다.

엘리사는 대재앙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때 퍼거스의 결혼식 이후 그를 만나지 못했다. 엘리사에게는 ‘대재앙의 부록’이 있었고 퍼거스는 하이에버를 재건하느라 바빴다. 엘리사의 일이 끝나고는 엘리사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간신히 연락만 하는 수준이었다.

“맛은 다 똑같던데.”

엘리사는 퍼거스를 마주 보고 앉아 그가 따르는 와인을 보며 말했다.

“조금씩 달라.”

엘리사는 와인을 홀짝였다. 저녁을 양껏 먹은 탓인지 배가 불러 맛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에 비해 퍼거스는 와인을 오래도록 음미하며 마셨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와인잔이 반짝거렸다.

“음. 내가 아는 내 오라비는 이유 없이 오진 않는데.”

“물론 전할 소식이 있지.”

“봐봐. 오직 동생을 위해 오진 않지.”

“널 위한 거야. 직접 전하고 싶었어. 할 얘기도 있었고.”
퍼거스가 테이블 위에 잔을 올려놓았다.

“베르나 얘기야.”

베르나라면 퍼거스의 부인이었다. 올레이의 세티엘 공작가의 딸로 퍼거스와는 사실상 정략결혼에 가까웠다. 퍼거스는 어울리지 않게 몇 번 목을 가다듬고 분위기를 잡았다.

“너에게 조카가 생길 거야.”
조카? 엘리사는 잠시 퍼거스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머릿속에 굴렸다.

“저번 편지에는 소식이 없다고 했잖아. 거짓말한 거야?”

“이 주 전에 알았어.”

“창조주시여, 축하해.” 엘리사가 일어서자 퍼거스가 함께 일어섰다. 둘은 잠깐 포옹한 뒤 다시 떨어졌다.

“그런데, 혼자 와도 돼?”

“베르나도 오고 싶어 했지만 조심해야 하니까.”

엘리사는 하우에게 죽은 오리아나와 첫 번째 조카였던 오렌을 떠올렸다. 그 순간 퍼거스도 마찬가지인지 씁쓸하게 웃었다. 엘리사는 그의 한 손을 잡았다.

“괜찮을 거야.”

“흠. 좋은 소식은 여기까지고…. 데너림 소식은 들었어? 나도 이곳으로 오는 중에 상인에게 엿들은 이야기인데.”
“뭘?”

“폐하께서 엘프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시는 건 알지?”

엘리사는 와인을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 조짐이 안 좋아. 엘프들이 계속 격리촌에서 도망쳐서 다른 도시나 마을로 빠져나가니 출입까지 심하게 감시하기 시작했거든. 인간들이 오가는 건 눈감아 줬고. 그러다가 인간 남자 하나가 엘프 하나를 죽였어. 시비가 붙어서. 칼로 베어버렸지”

“엘프를 죽이면 살인죄잖아?”
“맞아. 하지만 도시 내에서 쉬쉬했나 봐. 뇌물을 쓴 건지 그냥 풀려났지. 그래서 격리촌 엘프들이 항의했어. 더 정확히는 시위했지. 정식으로 항의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폐하께선 병사들을 써서 해산하려 했고. 그래서 다치는 엘프들이 생겼지만 다들 포기했어.”

퍼거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와인을 마셨다. “거기서 끝났으면 다들 외면하고 잊었겠지만. 엘프들이 그 남자를 찾아내서 죽였어. 도시 정문에 목이 메달린 채로 발견됐지.”
“맙소사.”

엘리사는 일련의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가 몇 번 방문 했던 데너림 엘프 격리촌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다. 대부분 건물은 오래되어 간신히 무너지지 않게 수리만 해 놓은 수준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렌던 하우와 로게인 맥 티르에 의해 엘프들이 테빈터로 팔려 가고 있었다. 엘리사는 그 매지스터들을 죽였다.

그때도 엘프는 엘리사가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계했다. 그의 다른 인간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단지 엘프라는 이유로 함께 했던 제브란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제브란이 그의 하인이라 여기는 듯이. 그들은 격리촌 밖의 엘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쉽사리 상상하지 못했다.

“정문에 그런 짓을 해놨으니 궁에서도 알게 되었어. 쉬쉬하던 일이 커진 거야. 폐하께선 바로 범인을 색출하려 했지만 도망간 뒤였어. 격리촌 감시는 더 심해졌고 이젠 도시 내에서도 엘프를 피하기 시작했어. 귀족과 상인은 고용했던 엘프를 해고했고 엘프들은 격리촌으로 가거나 몰래 데너림을 빠져나갔지.”
“애초에 발단은 그 남자였잖아! 제대로 처벌했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엘리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도 너에게 동의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야. 그 때문에 엘프들은 더 먹고살기 힘들어졌어. 다들 폭동이 일어날까 봐 걱정하고 있지.”
“지겨워.” 엘리사는 와인을 쭉 들이키고 다시 따랐다.

“범인이 잡힐 때까지 계속 그렇게 될 거야. 허가증이 있는 엘프만 나갈 수 있게 된다는 얘기도 있어. 아예 가둬 놓겠다는 거지.”
“아노라가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죽은 남자가 귀족이라는 얘기가 있거든. 그것도 유력가라고.”

엘리사는 아노라를 믿지 않았다. 그는 로게인의 딸이다. 엘프를 노예로 팔아넘기던 자의 딸. 아비의 죄로 딸을 재단할 수는 없으나 이런 부분에서 크게 다르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사리에 밝았고 ‘퍼렐던식’ 일 처리에 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고 후계가 없었다. 후계가 없으면 점점 위태로워 진다. 엘리사의 추측으로는 그것과 관련 있으리라 생각했다. 귀족들을 달래기 위해서 엘프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선이 그쪽으로 몰리고 강력한 정책을 펼치며 권력을 보여준다. 

왕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격리촌 엘프가 아니라 인간 귀족이었다.

“곧 이곳까지 소문이 퍼질 거야. 사실 그대로 전해지진 않겠지.”

엘리사는 마른세수했다.

“알링은 격리촌이 없고, 성 밖에는 인간 난민들과 도망친 엘프들이 모여 살고 있어.” 말 사이 한숨이 끼어들었다.

“오면서 보니 꽤 수가 많던데.”

“다 합치면 3천 명이 넘을 거야. 데너림 격리촌에 1만 명 정도가 살았다고 하는데.”

“어쩔 셈이야.”

“뭘 어떻게 해? 쫓아낼 수도 없어. 성안이 아니잖아. 죽지 말라고 빵을 나눠주고 전염병이 돌지 않게 관리하는 게 다야. 엘프건 사람이건 성안에 들어올 수는 다 들어왔어. 하이에버는 어떤데?”
“다들 거기까지는 잘 오지 않으려 해. 수가 적진 않지만.”

“다들 내가 퍼렐던의 영웅이랍시고 구원해줄 줄 아나 봐. 그런데 난 안드라스테가 아니라 인간이거든.”

엘리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주 되는 게 장난 아니지?”

“영지가 부러워? 다 줄까? 하이에버에 여기까지. 어때?”
“사양이야.”

둘은 마주 보고 웃었다.

“그렇게 말하는 거 치곤 퍼렐던의 영웅은 평판이 좋던걸. 성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모두를 먹여 살린다고 말이야.”

“하하. 성 엘리사라. 영 어감이 별론데.” 엘리사는 테이블 위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괬다. 그러고는 ‘성 엘리사.’ 하고 중얼거리며 킥킥거렸다.

“아니, 정말로. 네 덕에 팔자 핀 엘프도 있다고 소문이 자자해.”

“무슨 소리야?”

“상인 조합까지 들어갔다며. 이건 하이에버에서 들은 소문이야. 네가 예뻐하던 엘프 하인한테 추천장 써줬다고. 아주, 아주 인정이 넘치는 영주라고.”
엘리사의 눈이 가늘어졌다. 퍼거스는 그의 표정을 살폈다. 심각한 생각을 할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먼저, 하인에게 써준 게 아니라 하인인 엘프의 어머니가 나에게 좋은 물건을 주었어. 그걸 거래하기 위해서야. 그렇지 않아도 몇 개 가져가. 그럼 사게 될걸.”
“대부분 상인 조합에는 엘프가 없어. 있어도 다른 나라 출신이고. 알잖아.”
울시의 말대로였다. 특별 취급하는 것처럼 보일 거라는 것. 이래서는 더 몰려들게 뻔했다.

“시점이 안 좋네….” 엘리사가 중얼거렸다. 왕궁에서 엘프에 관해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데 엘리사에게는 그런 소문이나 퍼지고. 하지만 엘리사는 어디까지나 필요와 도의에 의해 한 일이지 특정인을 위해 자격이 없는데도 특별 취급한 건 아니었다.

“특별 취급한 건 아냐. 아니. 정말, 그 연고를 써보면 알 텐데? 다들 탐낼 거라고.”

엘리사는 억울한 듯 항변했다. 마치 비리라도 저지른 기분이었다.

“난 널 믿어.”

퍼거스는 와인을 들이켰다. 엘리사는 빨간 액체를 바라보았다.

“격리촌을 만들까?” 엘리사가 툴툴거리면서 말했다.

“갑자기 왜?”

“영 조짐이 별로라.”
엘리사는 미간을 좁혔다. 며칠 전 이런 일이 일어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속 편하게 제브란과 침대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원래 이곳까지 소문이 도착하는 건 점 느렸지만 저런 얘기는 이미 말고 있어야 했다.

왠지, 너무 모든 게 순탄하게 흘러가더라니.

“조짐?”

“그런 게 있어.”

엘리사는 아무리 오라비라도 내일 연회에서의 계획까지 미리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돌아올 말이 뻔해졌기 때문이다. 축하받기는 시점이 안 좋다. 퍼거스는 와인을 한 번에 들이키는 엘리사를 보며 더 묻지 않았다. 잔이 비자 퍼거스는 엘리사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 겨우 몇 모금 정도만. 그만 마시라는 뜻이었다.

“동생.” 그리고 그가 엘리사를 불렀다. “넌 네 맘대로 해도 돼.”

퍼거스가 말했다. 엘리사는 순식간에 잔을 비웠다.

“퍼렐던을 구했잖아. 그 정도면 한 사람이 할 만한 일은 다 한 거지.”

엘리사가 잔을 채우려 하자 퍼거스는 병을 한쪽으로 치웠다. 엘리사가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이 모든 걸 때려치우고 와도 난 반갑게 맞아 줄 거야. 혼자여도 괜찮고 둘이어도 괜찮아.”
“아아, 쿠슬랜드 후계는 오라버니께서 해결하겠다? 아니면 비질 요새를 쏙 먹어버리려고?”
“난 진심이야. 네가 모든 걸 해결할 필요는 없어. 이렇게 할 필요도 없고.”

참나. 엘리사가 혀를 찼다. 그의 오라비가 지금의 그를 어찌 보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정말 진심이라는 것만큼은 알았다. 하지만 그 진심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리에타가 한 말이 귀에 울렸다. ‘저는 영주님이 보다 야망 있는 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리에타와 달리 걱정일 뿐인데 괜스레 반감이 들었다.

“걱정하지 마. 지금도 괜찮으니까.”
퍼거스는 어깨만 으쓱하며 엘리사의 태도를 수긍했다. 하지만 여전히 와인은 그의 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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