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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봄인가봐요

Summary:

그를 혐오스러워할 괴물로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웃음 짓는 얼굴이 봄날에 흩날리는 벚꽃과도 같아졌다.
점점 그의 앞에서 똑바로 서지 못하고 떠는 나,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나, 가까이 다가올 때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는 나
모두 이해해주길 바란다.
괴물 주제에 무슨 사랑질이냐 묻는 이도 있겠지만, 나에겐 그대만 보인다.
그 이유와 내 심장의 두근거림으로 그대에게 느끼는 내 감정을 사랑으로 전하겠다.

Chapter 1: 그를 막다

Summary:

결국 또다시 희생을 하여 인간을 구했다. 내가 쏜 총알이 너의 살을 뚫고 파고들 때, 장미와 같은 붉은 피가 떨어질 때 나는 알았다.

반드시 내 옆에 두겠다고.

Notes:

Fun fact: Rabbits can die of loneliness and Wolves mate for life.
Considering the depression Hyunsu was experiencing because of the constant bullying and how alone he felt in his family's absence both physically and mentally, I believe he is more close to a rabbit than a wolf unlike how Uimyeong perceives him to be. Well from this I figure Hyunsu's emotional suffering will be cured slowly by Uimyeong since he would be by his side leaving Hyunsu no time to feel lonely. Since Uimyeong proposed he was no weak rabbit but a strong wolf I think his presence can indeed make Hyunsu less dependent on others' praise. Just a small theory- if you can call it that- I made based on what I've observed of Hyunsu's personality.
Also! Did you guys know Uimyeong is younger than Hyunsu? In ep10 he calls Hyunsu " Hyung " which means older brother in Korean. ( We call our non-related yet older friends that. ) From what I've researched he is 14 years old. Only a first grader in middle school.

Chapter Text

탕 탕 탕

고막을 찢어버릴 듯한 총성이 울려 퍼졌고, 현수의 눈에 죽음을 노래하는 검은 존재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달리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날아가는 게 보였다. 

어지러웠다.

현기증이 나는 것일까?

오래전 놀이동산에서 빙글빙글 돌던 비행기를 탔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만큼 고통스러웠던 느낌이 현수를 감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현수의 눈에 초점은 공기를 가르듯 회전하며 돌진하는 총알들에게 박혀있었다. 

너무 잘 보였다.

총알과 그 총알의 처참한 결과물이...

 

" 안... 돼... "

그렇다.

그런 처참함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보고 싶지 않았고 듣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총알에 맞아 철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은 뜨거운 피를 흘리며 죽음의 두려움에 떨며 비명 지르는 모습...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막아야 한다.

죽어서라도 막고 싶다.

지키고 싶다.

 

살갗이 타들어 가는 아픔에도 현수의 시선은 도망치는 두 동료를 걱정했고, 머리는 그린 홈에 남은 동료들을 구할 방법을 생각했다.

햇살과도 같은 따스한 눈물이 차가운 겨울 공기에 맞자 현수는 눈앞에 짙은 안개가 끼는 듯 했다.

어떻게 그들을 모두 구할 수 있는 것인가? 

 

모두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

 

붉은 피가 총알이 박힌 상처에서 소나기처럼 흘렀다.

 

정의명.

그의 시선의 끝은 어디에 있는가?

현수는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괴물을 바라보았다. 

현수와 눈이 맞은 순간 그의 표정은 눈보라가 되었다. 

분노에 차 보였다.

그런 정의명을 현수는 가만히 바라보다 갑자기 무엇에 홀린 것 같이 그린 홈의 출구로 뛰어갔다.

 

" 야 차현수! 어디가! 미친놈아 너 죽고 싶어 환장했어? "

은유의 놀란 목소리가 현수를 총알보다 더 깊고 아프게 찔렀다. 

울음 섞인 얼굴로 오빠에게 잡혀있는 그녀에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현수는 벌써 사막과 같은 그린 홈 밖을 질주하고 있었다.

 

" 차현수- "

도대체 왜 무엇을 보고 저리 도망치는 건가?

의명은 아랫입술을 송곳니로 꽉 깨물며 도망치는 사냥개를 뒤쫓았다.

이게 현수의 바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따라갔다.

토끼들은 아직 하늘의 구름만큼 남아있어 천천히 죽여도 상관없었지만, 현수는... 달랐기 때문이다.

지금 그를 놓치면 언제 어디서 또 만날 줄 알고?

그리고 밖은 위험했다.

그 멍청한 놈이 아무 생각 없는 어린애가 운동장을 달리는 것처럼 막 뛰어다녀도 되는 곳이 아니었다.

그러다 정말 죽을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현수의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정의명의 발소리가 들렸다.

다만...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는 사실이 현수의 속을 비틀었다. 

어떻게 해서든 정의명과 그린 홈의 거리를 최대한 늘려야 했다.

 

차현수! 당장 멈춰. "

이 정도면 그린 홈에서도 많이 멀어진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가려고 저렇게 열심히 도망치는 걸까?

참 별난 녀석이다.

차현수...

 

그때였다.

하늘을 가르며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것.

괴물.

 

괴물은 커다란 날개 한 쌍을 퍼덕이며 현수를 긴 발톱으로 낚아챘다.

현수의 몸이 축 처졌다.

그의 배에서 새로운 검붉은 피가 뚝 뚝 떨어졌다.

 

정신을 잃은 것인가?

 

" 차현수! "

망설임도 잠시...

괴물이 더 높이 저 구름 위로 모습을 감추기 전에 검은 촉수가 괴물의 단단한 깃털을 뚫고 부드러운 살덩이를 파고들었다. 

의명의 시선에 현수의 죽은 듯이 창백한 얼굴이 담겼다.

괴성이 들리며 축축한 피가 의명을 적셨다. 

새와도 비슷한 괴물은 계속 위로 솟아오르려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럴 수는 없다.

더 고도로 올라가면 살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

남은 한 손을 칼처럼 날카롭게 만들어 제일 가까운 날개를 베기 시작했다. 

면적이 너무 커 몸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구멍을 내 비행을 방해할 수 있다면 일단 성공이었다.

다행이도 날개의 깃털은 몸보다도 약하고 가벼워 살까지 상처를 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괴물의 더러운 피가 사방으로 튀어 땅을 물들였다.

수십번의 칼질 끝에야 괴물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며 비행 속도를 줄였다. 

이제 시간 문제였다.

" 차현수! 눈 좀 떠봐! "

의식이 없는 현수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듯했지만 눈 깜짝 할 사이 멈추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의명은 칼의 모양을 하고 있던 손을 톱으로 바꾸어 베고 있던 날개를 더 강하게 찢었다.

드디어 괴물의 추락이 시작되었다. 

갈기갈기 찢긴 피에 젖은 날개 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놈은 더 이상 균형을 잡지 못하겠는지 다른 날개를 있는 힘껏 펄럭이며 낮은 속도로 추락했다.

의명이 이 기회를 놓칠 이유는 없었다.

톱이었던 손을 둥글고 말랑말랑하게 바꾼 후 현수에게 뻗어 그의 허리를 감쌌다.

 

바람이 모든 방향에서 부딪치는 기분이었다.

현수의 어깨와 허리를 꽉 부등켜안아 자신과 밀착시키며 점점 가까워지는 땅을 바라보는 것...

괴물의 분노에 찬 비명이 들려왔다.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왜 공중에서 날개를 잘랐을 때는 그렇게 온순했던 괴물이 현수를 뺏자, 본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커다란 부리 안의 빽빽하게 나 있는 이빨을 보이며 위협하는 괴물이 낯설었다.

괴물의 포효와 함께 몸이 땅에 닿으며 번개에 맞은 것 같은 짜릿함이 온 신경을 통과하는 느낌을 받았다.

온몸의 뼈와 근육이 부서졌다가 다시 하나로 복귀하는 것 같았다.

의명은 먼저 괴물의 위치부터 파악했다. 

아직 남은 날개로 하늘에 낮게 떠올라 현수 위로 원을 그리고 있었다.

 

의명의 눈이 밤의 어두움의 색으로 바뀌며 그의 손이 두 개의 날카로운 채찍으로 감싸졌다.

괴물도 이를 눈치 챘는지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첫 공격은 괴물이 기다란 발톱을 내세우며 가져갔다.

발톱을 피하는 대신 의명은 채찍으로 놈의 발목을 감싸 쥐고 아래로 내리꽂았다.

방심했던 괴물은 높은 울음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이 틈을 타 의명은 한 손을 놓아 괴물의 얼굴을 내리치려고 했지만, 괴물 부리의 얇은 끝이 그의 명치를 뚫었다.

아... 몸이 뚫리는 고통이 진동했다.

괴물은 부리를 더 벌려 의명을 반으로 가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이에 의명은 괴물의 발목을 놓고 부리를 채찍으로 감고, 괴물의 눈 쪽으로 다른 손을 움직였다.

채찍의 송곳이 눈을 찌르자 고통에 몸부림쳤다.

희열이 의명의 혈관에서 폭죽을 터뜨렸다.

그는 괴물의 부리에 꽃힌 채 계속 괴물의 얼굴을 파고, 찌르고, 베었다.

괴물이 쓰러지고 숨이 멎을 때까지...

 


 

현수의 눈꺼풀이 떨리며 서서히 올라갔다.

머릿속이 텅 빈 그릇 같았고, 몸 곳곳이 쑤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기억이 부자연스러운 장면들처럼 굴러다녀 현수를 정신없게 만들었다.

그나마 흐리멍덩한 기억들 중 건질 수 있던 기억은 그린 홈을 빠져나가는 자신이었다.

이유는 총으로 상욱과 유리를 공격했던 의명을  위해서.

 

그다음은....

 

베일에 가려진 느낌이 들었다.

 

멍한 눈으로 천장을 보던 현수는 천천히 일어나려 했으나 배에 예고 없이 찾아온 고통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뭐지?

 

아래를 내려다보자 현수의 눈이 커졌다.

 

현수가 입었던 옷의 반이 거의 날아간 상태에 굳은 피가 그를 덥고 있었고 배에 패인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가고 있었다.

보통 같았으면 고작 몇 시간의 혼수상태로 말끔히 지워졌던 것이 상처였는데.... 꽤나 깊었던 모양이다.

 

상처 주위의 살 표면이 기생충들이 꾸물대며 움직이듯 맞춰지는 모습에 현수는 결국 눈을 돌렸다.

괴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몸을 가진 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지만 그의 능력들은 아직도 낯설게 다가왔다.

 

" 일어났네 차현수. "

 

익숙한 목소리가 현수의 귀를 스쳤다.

현수가 재빨리 고개를 돌리자 방문에 기대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의명과 눈이 마주쳤다.

 

의명의 모습은 전쟁터에서 간신히 기어 나온 병사의 수준이었다.

그가 입었던 검은 후드는 여러 군데 찢어져 있었고, 그의 배 정중앙은 옷이 뚫려 안에 점점 붙어가는 살이 보였다.

그에게서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했다.

하지만 그의 몸 상태와 달리 의명의 눈은 평소와 같은 침착한 분위기를 담고 있었다.

 

" 괴물한테 공격당했어. "

 

현수의 상처 쪽으로 눈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 괜찮아? "

 

울퉁불퉁한 찢어진 살점이 꿈틀대며 붙어가는 것을 보자 의명은 이미 답을 아는 것 같았다.

 

" 왜 쏜 거야? "

 

의명의 물음을 무시하고 현수가 물었다.

현수의 질문에 의명은 그저 우습다는 듯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고 그를 마주했다.

 

" 너 때문에. "

 

현수를 가리키며 의명은 말을 이어나갔다.

 

" 그 사람들이 살아있는 이상 네가 내 쪽으로 오는 건 틀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런 거야. "

 

" 같이 간다고 했잖아. "

 

어이없다는 얼굴로 의명은 현수를 바라보았다.

 

" 정말 네가 나랑 갔을까? 그 인간들 살리겠다고 총알도 맞았는데? 친구 없다며. 없는데 왜 구하려고 갖은 애를 다 써? "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르고, 의명은 지겨운 듯 한숨을 깊게 쉬고 현수의 옆에 앉았다.

 

" 됐어. 그냥 다 잊어버리자! 나랑 같이 간다고 했으니 어차피 우리가 원하던 결과물이야. "

 

현수의 입술이 미세하게 달싹거렸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간음이 잘 오지 않았다.

 

다시 그린 홈으로 돌아가 사람들과 구조까지 버텨야 할지, 의명과 함께 가야 할지....

 

그린 홈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 같았지만, 그동안 마음 깊은 곳에 숨겨 놓았던 그린 홈 주민들의 무자비한 괴물 사살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리고 그가 만약.... 변해버려 이성을 잃고 주민들을 몰살해버리면.... 끔찍했다.

 

주민들을 위험하게 하고 자신도 살해당하는 것을 두려워할 바엔 차라리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하지도 자신이 죽일 수도 없는 의명과 있는 게 나아 보이기도 했다.

 

현수의 복잡한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명은 그를 또다시 바라보았다.

 

" 이제 그만 잊어버려. 솔직히 네가 인간들한테 얻은 것보다 네가 나한테 받을 게 더 많아. "

 

.

.

.

 

" 새롭게 찾아낸 MH-5는 얼마나 공격적일까? "

" MH-6의 행동을 생각해보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

" 그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잖아. "

" 그래도- 괴물은 괴물 아닙니까? "

" 그거야 그렇지. "

 

괴물은 괴물이지...